"정말 효과 있었나?" 정부 철퇴에 숙취해소제 절반 '증발'…소비자 혼란 속 '진짜' 찾아 나설 때

대한민국은 술과 함께 희로애락을 나누는 사회입니다. 술자리는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곤 합니다. 이러한 음주 문화 속에서 숙취해소제는 어쩌면 당연한 동반자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술 마시기 전후, 습관처럼 찾게 되는 숙취해소제. 하지만 2025년, 이 익숙한 풍경에 전에 없던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바로 "숙취해소 효능을 확실하게 증명하라"는 정부의 단호한 외침과 함께, 시중에 판매되던 숙취해소 제품의 절반 이상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입니다. 오랫동안 우리가 믿고 의지했던 수많은 숙취해소제들은 과연 '진짜'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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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요약

• 식약처의 숙취 효능 시험 요구에 숙취해소제 제조사 절반 이상이 시험을 포기, '맹물 음료' 논란 속에 시장 퇴출.
• 주요 브랜드는 시험 응시, 식약처는 6월까지 효능 검증 완료 및 '숙취' 관련 유사 표현 단속 강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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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1.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 과학적 입증 없이는 '퇴출'
• 2. 177개 숙취해소제 중 96개의 고백, "효과 입증 못해"
• 3. 숙취 해소 능력, 혈중 알코올 농도와 설문으로 엄밀하게 평가
• 4. '컨디션', '모닝케어', '상쾌환', '레디큐'…이름 있는 제품은 살아남았다
• 5. 허점을 노린 '꼼수' 포착…온라인 '떨이 판매'에 대한 경각심 필요

1.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 과학적 입증 없이는 '퇴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올해부터 숙취해소 효능을 주장하는 일반식품에 대해 인체적용시험과 같은 과학적인 근거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경험적인 믿음이나 광고 문구에 의존해왔던 숙취해소제 시장에 객관적인 과학적 검증이라는 냉정한 칼날을 들이댄 것입니다.

 

식약처는 숙취해소와 같은 기능성을 표기하고자 하는 모든 식품에 대해 인체에 적용한 시험 결과나 공신력 있는 문헌 연구를 통해 과학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기준은 국내에서 제조되는 제품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숙취해소 관련 문구를 포함한 모든 수입 식품 역시 과학적인 데이터를 갖춰야만 국내에서 판매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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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77개 숙취해소제 중 96개의 고백, "효과 입증 못해"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숙취해소제'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던 제품은 총 177개에 달했습니다. 대부분 음료 형태였지만, 젤리나 환과 같은 다양한 제형의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가 숙취해소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입증을 요구하자, 상당수의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조용히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제품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2025년 초를 기준으로, 실제로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확보하여 식약처의 기준을 충족한 제품은 39개사의 81개 품목에 불과했으며, 무려 96개 제품(전체의 약 54%)이 시험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그동안 많은 숙취해소제들이 과학적인 뒷받침 없이 그저 소비자들의 기대감에만 의존하여 판매되어 왔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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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숙취 해소 능력, 혈중 알코올 농도와 설문으로 엄밀하게 평가

그렇다면 식약처가 요구하는 과학적인 효능 검증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요? 숙취해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숙취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설문 조사, 혈중 알코올(에탄올) 농도 변화,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변화 등 세 가지 핵심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시험 방법은 20대에서 40대 사이의 건강한 남녀를 대상으로 저녁 식사 후 시험 제품을 섭취하게 하고, 소주 약 한 병 반(알코올 90g)을 30분 이내에 마시도록 설정합니다. 이후, 술을 마신 직후부터 15시간에 걸쳐 총 8번의 혈액 검사를 통해 혈중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지 관찰합니다.

 

이와 더불어, 설문지를 통해 음주 후 나타나는 두통, 피로감과 같은 숙취 증상의 변화를 상세하게 측정하고 평가합니다. 이처럼 엄격하고 과학적인 과정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제품에 '숙취해소'라는 문구를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4. '컨디션', '모닝케어', '상쾌환', '레디큐'…이름 있는 제품은 살아남았다

강화된 규제 환경 속에서도 주요 판매 채널에서 인지도가 높았던 숙취해소제들은 대부분 인체적용시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HK이노엔의 '컨디션',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삼양사의 '상쾌환', 한독의 '레디큐'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종근당의 '깨노니', 알리코제약의 '다깼지', 유한양행의 '내일엔'과 같은 브랜드들도 자체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했거나 관련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들 대형 제약사들이 그동안 축적해 온 연구 개발 능력과 충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새로운 기준에 발 빠르게 대응해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들은 인체적용시험에 필요한 상당한 비용과 복잡한 절차에 부담을 느껴 과학적인 입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HK이노엔 삼양사

출처:동아제약 한독

5. 허점을 노린 '꼼수' 포착…온라인 '떨이 판매'에 대한 경각심 필요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는 과도기 속에서 일부 기업들의 부적절한 판매 행태도 드러났습니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숙취해소제인 '비상대책'이 인체적용시험을 거치지 않아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을 통해 할인 판매하여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해당 제품은 이미 오프라인 매장과 편의점에서는 판매가 중단된 상태였으나,

 

온라인에서 '재고 소진'을 목적으로 판매된 것입니다. 또한,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직까지 과학적인 효능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제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소비자들이 더욱 꼼꼼하게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약처는 이러한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해 행정 처분을 예고하고 있으며, 실증 자료 없이 숙취해소 효과를 광고하거나 허위 광고를 하는 경우에는 영업정지 15일과 같은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숙취해소 효능 검증 제도의 시행을 통해 숙취해소제 시장은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갖춘 제품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효능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 없이 판매되던 제품들이 사라지고, 소비자들은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습관적으로 섭취했던 제품들의 갑작스러운 퇴출에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느끼는 한편, 그동안 '맹물'에 가까운 제품을 구매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숙취해소제 시장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직한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정부의 최종 발표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새롭게 정비될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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